진술거부권을 항목별로 쓴다는 것
“진술을 거부하겠다”고 하면 조사실이 조용해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질문은 계속되고, 답하지 않은 항목마다 그 사실이 조서에 기재됩니다. 전부 거부하는 것과 필요한 부분에서만 멈추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전면 거부가 언제나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신문 전에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거부했다는 사정 자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는 사건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인정과 반성은 검사의 처분과 법원의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인데, 전면적인 침묵은 그 기회를 스스로 닫습니다. 무엇을 다툴지 정하지 않은 채 거부부터 시작하면, 정작 다투어야 할 지점에서 쓸 카드가 남지 않습니다.
항목을 세 칸으로 나눕니다
| 칸 | 내용 | 조사에서 |
|---|---|---|
| 확인되는 사실 | 기록으로 뒷받침되는 부분 | 분명히 답합니다 |
| 다투는 지점 | 평가가 갈리는 부분 | 범위를 정해 답하거나 보류합니다 |
| 기억이 흐린 부분 | 순서·시각이 뒤섞인 부분 | 기억나지 않는다고 그대로 남깁니다 |
세 번째 칸을 추정으로 메우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추정은 나중에 객관적 자료와 어긋나고, 그때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함께 흔들립니다.
거부와 “기억나지 않음”은 다릅니다
두 표현은 조서에 다르게 기재되고 다르게 읽힙니다.
- 진술 거부 — 답변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입니다.
- 기억나지 않음 — 답변은 하되 그 내용이 기억에 없다는 진술입니다.
모든 항목에 “기억나지 않는다”를 반복하면 회피로 읽히기 쉽습니다. 확인되는 부분은 분명히 밝히고, 흐린 부분에서만 쓰는 편이 낫습니다.
변호인 참여를 함께 신청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변호인의 참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참여한 변호인은 신문 과정을 지켜보고, 부당한 신문에 이의를 제기하며, 조사 후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참여가 제한되었다면 그 사유와 시각을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제한의 적법성은 이후 조서의 증거능력을 다투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조사에서 정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말할 것인가”입니다. 그 선은 사건의 증거 구조를 확인해야 그을 수 있고, 출석 전에 그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 조사에서 달라지는 것
한 번의 조사로 끝나지 않는 사건이 많습니다. 첫 조사에서 항목을 나누어 답해 두면 다음 조사에서 확인할 범위가 좁아집니다. 반대로 전면 거부로 시작하면 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그 사이 다른 자료가 축적됩니다.
조사와 조사 사이에 할 일이 있습니다. 첫 조사에서 답을 유보한 항목을 자료로 확인하고, 확인된 것은 다음 조사에서 분명히 밝힙니다. 이 과정이 쌓이면 진술의 일관성이 자료로 뒷받침됩니다.
유보와 번복은 다릅니다. 확인 후 답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답했던 내용을 뒤집으면 그 자체가 다투어집니다.
조서에 다르게 적혔다면 조서 정정을 청구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조사 후 자료를 낼 방법은 검사 처분 전 의견서에 무엇을 담나를 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진술거부권을 쓰면 불리해지나요?
진술거부를 이유로 불이익한 추정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실무상 전면 거부가 사건 전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사안에 따라 다르므로, 항목을 나누어 판단하는 편이 낫습니다.
일부만 답하고 일부는 거부해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사실관계 중 확인된 부분은 답하고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은 유보하는 방식으로 항목별 대응이 가능합니다.
조사 중간에 진술을 멈출 수 있나요?
조사 도중에도 진술거부 의사를 밝힐 수 있습니다. 변호인 참여를 요청하거나 조사 중단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